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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3 기획-창궐하는 자료상-①] 왜 문제인가?
기획-창궐하는 자료상-①] 왜 문제인가?

세법질서 교란시키며 '국고 털이의 공범'
막대한 국세청 행정력 낭비의 '주범'

노숙자·신용불량자 등 명의도용…선의의 피해자 양산

"자료상은 세법질서 근간을 흔드는 세정취약분야로 그동안 국세청의 지속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국세청은 자료상연계분석시스템을 이용해 자료상혐의자 색출의 효율성 높이고, '광역추적조사전담반'을 가동해 엄정한 조사를 하겠다." (2003년 7월 3일)

"세금탈루를 조장하는 자료상을 색출하기 위해 1만3670명을 분석대상자로 지정, 그 '거래처' 및 '거래처의 거래처'까지 연계분석해 자료상혐의가 높은 사업자를 엄선해 세무조사를 벌이겠다. 자료상 조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상시색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2003년 7월 29일)

"세금계산서 수수질서 정상화와 세법질서유지를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탈세를 조장한 자료상혐의자 104명에 대해 전국일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자료상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강력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2005년 10월 18일)

"가짜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는 조세법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므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는 자와 교부받는 자에 대하여는 지속적으로 정보수집, 세무조사 실시, 조세범칙 고발 등을 통해 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이다." (2008년 1월 9일)

지난 2000년 이후 국세청이 세법질서의 근간을 휘젓는 자료상의 발본색원을 벼르며 국민 앞에 다짐했던 내용들이다. 국세청은 2000년 이후 이처럼 똑같은 내용의 자료상 발본색원 약속을 적어도 수십 차례 해왔다.

그런데도 국세청은 지난 9일 또 "세금계산서 수수질서 정상화와 세법질서유지를 위해 자료상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강력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자료상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자료상은 실제로 물건을 팔았을 때만 끊어줘야 할 세금계산서를 물건은 팔지도 않고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세금계산서'만을 거액을 받고 파는 족속들이다.

이 '종이 한 장(=자료)'을 구입해간 사업자는 부가가치세를 내면서 종이에 적힌 금액의 10%를 매입세액으로 공제해 부가세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자료를 근거로 소득에 대한 비용으로 세무처리를 해서 소득세나 법인세까지 줄일 수 있다.

결국 자료상은 총이나 칼을 들고 한국은행 등 국고를 털지는 않았지만, 마땅히 국고에 들어갈 세금을 내지 않도록 유인하기 때문에 국고 털이 강도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다.

국세청이 매번 자료상과 전쟁을 선포하며 근절을 다짐하고 있지만 자료상들은 이를 비웃듯 독버섯처럼 음지에서 더욱 번성하고 있다. 자료상은 어떤 사람인가. 또 왜 자료상은 우후죽순처럼 계속 번성하는 것일까. 고려, 조선시대도 아니고 최첨단 과학시대에 살면서 '국고를 눈뜨고 도둑질 당한다'는 현실을 매년 수 천 건씩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닐까.

국세청이 매번 자료상 근절을 외치지만 이들이 더 뿌리내리고 있는 것은 국세청의 단속의지가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일까. 그런 것도 아니라면 도저히 근절방법이 없는 것일까.

자료상은 어떤 사람이고 왜 나쁜지 그리고 지금까지 자료상 근절을 위한 어떤 노력들이 있었으며,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조세일보가 취재해 봤다. -편집자 주-


국세청은 매년 '자료상 색출'을 세정운영의 기치 중 하나로 내걸고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료상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자료상은 지난 2005년 무려 3725건이 적발됐다. 지난 2000년 637건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물론 이 수치는 국세청에 의해 적발된 수치다. 자료상을 100% 잡아내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한해에 발생하는 자료상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지금도 남이 낸 세금(나랏 돈)을 도둑질하는 자료상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자료상(資料商)은 세무자료가 되는 세금계산서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팔아 주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거창한 직업 같지만 실제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판매해 사업자들의 탈세를 부추기는 '탈세도우미' 또는 '국고털이범' 그리고 '세법질서 문란자' 등 다양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 또한 자료상이다.

자료상들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마치 실물거래가 있었던 양 꾸며진 가짜 세금계산서를 사업자들에게 공급한다. 자료상으로부터 가짜 세금계산서를 매입한 사업자들은 수수한 매입자료에 따라 무자료 매출을 은폐, 부가세를 부당공제 또는 환급 받는다.

또 이를 이용해 비용근거처럼 꾸며 법인세와 소득세를 줄이니, 쉽게 말해 자료상과 자료수요자들(사업자)의 조우는 국민의 혈세가 모여 조성된 국고를 찬탈하는 '작당모의'에 속한다는 것이다.

과세당국이 매년 자료상 척결을 반복적으로 선언하는 이유는 이들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국고의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료상들의 전방위 공격에 과세당국의 방어전선이 아직까지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 국고털이범, 자료상…그들의 정체는?

사업자들은 물건을 사고 팔 때 현행 부가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이 세금계산서를 기초자료로 활용, 실제 매출에서 사업에 필요한 물건을 매입했을 경우 매입세액을 공제해 납부세액을 계산하게 된다.

이 같은 세금계산서 제도는 사업자들의 '거래양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 거래과정을 세금계산서를 통해 과세당국이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

자료상,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세금계산서 흐름의 중간에 끼여들어 '장난'을 치는 나쁜 사람들이다. 사업자들의 '절세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이를 탈세 및 국고털이로 연결시켜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자료상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세금(부가세)을 줄이고 싶어하는 사업자 A씨가 있다. A씨는 자료상으로부터 실물거래 없이 매입물품과 액수가 적혀 있는 조작된 세금계산서를 일정액을 주고 산다.

이 가짜 세금계산서로 인해 A씨가 공제 받을 수 있는 매입세액의 크기는 커진다. 아무것도 사지도 않았는데 '증거(세금계산서)'는 남아 있으니 A씨는 과세당국으로부터 가짜 세금계산서에 적힌 만큼 매입세액을 공제 받아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매입이 많은 만큼 매출액도 적어져 소득세 및 법인세를 그만큼 줄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명백한 '탈세행위'다. 그리고 이 과정은 자료상이 중간에 개입되어 있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가짜 세금계산서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이뤄낸 앙상블은 곧바로 탈세에 따른 국고 누수로 이어지게 된다.

□ 국고 털이범 자료상…왜 문제인가?

자료상은 직접 드릴로 국가금고를 뚫어내 세금을 강탈하는 이들은 아니다. 사업자들 옆에서 '가짜 세금계산서'를 가지고 이들 사업자들이 부당한 세금을 환급을 수 있도록 조력을 제공하는 것.

다만 '연장(가짜 세금계산서)'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은 국고 털이범이나 마찬가지다. 공범인 것이다.

자료상의 존재는 국가적으로 볼 때 엄청난 골칫덩이다. 그렇다고 쉽게 뿌리가 뽑힐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인터넷 등이 발달하면서 이에 편승해 더 지능적이고 고도화되고 음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상의 폐해는 국고누수라는 눈에 드러나는 폐해와 더불어 세금계산서의 원활한 흐름을 기초로 한 정상적인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부가세법을 '눈먼 법'으로 전락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폐해, 즉 법의 정의까지 교란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자금 유출 등 기업 분식회계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또한 과세당국으로부터 해마다 엄청난 인력을 색출작업에 동원하게끔 유도, 가늠하기 어려운 사회적(행정) 비용의 낭비도 초래하는 암적 존재들이다.

이와 함께 일반 사업자들에게 탈세의 방법을 제공함에 따라 투명한 납세의식 제고를 방해하는 정신적인 측면의 폐해도 상당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637건에 불과하던 자료상 색출 실적은 ▲2001년 1065건 ▲2002년 1129건 ▲2003년 2108건 ▲2004년 3698건 ▲2005년 372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836건으로 절반이상 줄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척결시키지는 못한 형편이다.

최근에는 초고속 인터넷망 속으로 침투, 영업을 하는 최첨단 자료상도 등장하는 등 색출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입력 : 2008

Posted by (주)미르경영연구소, 청안회계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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